활용법·

AI가 일을 줄여준다더니… 내 깃허브 커밋은 2배로 늘었다

한 줄 요약AI로 일이 빨라졌는데 왜 더 바빠졌을까? 구현이 싸지자 일이 무한히 늘어나는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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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시간을 아껴준다는 약속은 반만 맞았다. 코드는 빨라졌는데, 사람은 더 바빠졌다.

볼드오알지(Bold.org) 기술 부사장 이오아니오우(Oioannou)는 2019년부터 깃허브(GitHub, 코드 저장·협업 플랫폼) 기여 내역을 매달 집계했다. 풀스택 엔지니어 시절엔 주당 두세 개 과제가 전부였다. 기능 하나, 버그 하나, 가끔 마이그레이션. 하나씩 끝내고 다음으로 넘어갔다.

2026년 1월, AI 에이전트(자율적으로 코드 작성·검토·조사 등을 수행하는 프로그램)를 실무에 쓰기 시작하면서 그래프가 꺾였다. 1월 277회, 2월 233회, 8월 427회. 9월에도 301회다. 부사장이라 코드 쓸 일이 줄어야 정상인데, 그래프는 풀타임 개발자 시절로 돌아갔다.

병렬 에이전트가 만든 새로운 피로

원인은 병렬 처리다. 에이전트 여러 개를 동시에 돌린다. 하나는 기능 구현, 하나는 프로덕션 장애 조사, 하나는 코드 리뷰, 하나는 나중에 쓸 리서치. 각각은 나를 계속 부르지 않는다. 하지만 각각이 '가끔' 나를 부른다. 질문, 승인 요청, 차이점 검토, 결과 해석.

그때마다 문맥을 바꿔야 한다. 다른 문제, 다른 저장소, 다른 결정 사항. 두세 개 과제하던 시절엔 '익숙한 피로'였다. 지금은 '새로운 피로'다. 주의력이 열 개 문제 쪼개져 있고, 이동할 때마다 뇌가 무거워진다.

이건 개발자만 겪는 일이 아니다. 이메일 초안, 보고서 요약, 번역, 데이터 정리 — 여러 AI 창을 띄워놓고 동시에 돌리는 순간, 당신은 '관리자'가 된다. 판단만 내리고 지나가면 된다고? 판단이 쌓이면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 선택을 거듭할수록 판단력이 떨어지는 현상)가 온다.

싸지면 더 많이 쓴다 — 제본스의 역설

이오아니오우는 말한다. "구현이 싸지니, 이전엔 안 하던 버그 수정, 패턴 개선, 새 프로젝트, 아이디어 구현을 다 시작했다."

경제학에 **제본스 역설(Jevons Paradox, 효율이 좋아져 단위 비용이 떨어지면 총소비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 있다. 석탄 엔진 효율이 오르자 석탄 소비가 준 게 아니라 폭증했다. AI도 같다. 코드 한 줄 짜는 비용이 1/10로 떨어지니, '할 만한 일' 기준이 내려간다. 이전엔 "이건 손해야" 하고 접던 일도 "에이전트 하나 붙이면 되네" 하고 시작한다.

깃허브 데이터가 그걸 증명한다. 2020년 풀스택 시절 수준으로 기여 횟수가 돌아왔다. 역할은 부사장인데, 손은 개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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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뉴스 반응 — "주주 가치만 늘었네"

해커뉴스(Hacker News, 실리콘밸리 개발자 커뮤니티) 댓글 282개가 달렸다. 핵심 불만 세 가지다.

첫째, 누구 좋은 일인가. "더 많은 주주 가치를 만들었고,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지쳤다. 이게 왜 본인에게 좋은 거래냐?" — 임원급이라 성과급이라도 있지, 일반 직원은 '더 많은 일'만 떠안는다.

둘째, 브룩스의 법칙(Brooks's Law, '맨먼스 미신' 저자 프레드 브룩스가 제시한 '인력 추가는 소통 비용을 제곱으로 늘린다'). "10배 일이면 소통·조정 비용은 기하급수다. 코드 찍어낸다고 제품이 되나?" — 에이전트가 코드만 뱉으면 리뷰·통합·테스트·배포·문서화는 여전히 사람 몫이다.

셋째, 경영진의 기대치 상승. "윗선에서 'AI 있으니까 이거 일주일 안에 되잖아'라고 할 때, 기술 모르는 관리자가 불가능한 일정을 던진다." — 도구가 생기니 기준선이 올라간다.

이오아니오우 본인도 글 말미에 인정했다. "AI가 초안 쓰고, 차트 그리고, 데이터 뽑아줬다. 경험과 판단은 내 거다. 하지만 누가 실제로 텍스트를 썼는지는 의도적으로 뺐습니다." — 고스트라이터(대필) 논란까지 불렀다.

쉽게 풀어보면

이오아니오우는 기술 부사장이다. 원래 코드 잘 안 쓴다. 아키텍처 짜고, 계획 세우고, 사람 조율한다. 그런데 AI 에이전트 쓰기 시작하더니 코드 커밋이 폭증했다.

비유하자면 이렇다. 뷔페에 갔다고 치자. 접시 크기는 정해져 있다(하루 24시간, 주의력 총량). 예전엔 메인 요리 하나, 반찬 하나, 국 하나 — 세 접시만 들고 먹었다. 지금 AI가 '새 접시 무한 제공' 쿠폰을 줬다. 디저트, 전채, 음료, 밤참까지 열 접시를 동시에 들고 먹으려 한다.

손(에이전트)은 빨라졌다. 그런데 입(내 판단·승인·통합)은 하나다. 접시 나르느라 뛰고, 뭐 먹을지 고르느라 지친다. 배부른데 계속 먹는다. '싸니까' 더 담는다.

이게 'AI가 시간 아껴준다'는 약속의 함정이다. 도구는 빨라졌다. 사람은 병목이다.

나에게 미치는 영향

당장 내일 아침 챗GPT(ChatGPT)나 클로드(Claude), 제미나이(Gemini) 창을 세 개 띄워놓고 일할 계획이라면 이 셋 중 하나는 닫으라.

구체적으로 해볼 것:

  1. 동시 작업 상한선 정하기 — "에이전트 최대 2개까지"처럼 규칙을 만든다. 세 번째 아이디어는 '나중에 할 일' 폴더에만 넣는다.
  2. 승인 창구 단일화 — 에이전트마다 알림 오게 두지 말고, 하루 두 번(오전 10시, 오후 3시)만 모아 본다. 컨텍스트 스위칭 비용이 확 준다.
  3. '안 할 일' 리스트 만들기 — AI가 되니까 하고 싶어지는 일들 중, 수익/핵심 지표와 무관한 것은 과감히 지운다. 제본스 역설은 '필터'로만 막는다.
  4. 오늘 쓴 프롬프트 저장해두기 — 같은 질문 반복하지 않게. 내 프롬프트 라이브러리가 내 자산이다.

개발자 아니어도 똑같다. 마케터면 카피 초안 10개 말고 2개만 받으라. 기획자면 시나리오 5개 말고 1개만 검토하라. AI가 '더 많이' 하게 해준다고 '더 잘' 되는 건 아니다.

남은 쟁점 — 검증 안 된 것들

이오아니오우 데이터는 **깃허브 기여 수(커밋·PR·리뷰·이슈 합산)**다. '가치'나 '성과'와 직결되지 않는다. 427회 찍은 8월이 진짜 생산적이었는지, 아니면 바쁘기만 했는지는 모른다.

또, 모델 성능 향상 효과도 섞여 있다. 4월 작은 피크(187회) 때 "모델 개선이 원동력이었다"고 본인이 썼다. 도구 탓만 할 수 없다. 사람 욕심이 모델 좋아질 때마다 커진다.

국내 상황도 다르다. 한국 기업 다수는 온프레미스(사내 서버)나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만 AI 쓰게 한다. 에이전트 병렬 돌릴 GPU 할당이 안 나온다. '병렬 에이전트' 자체가 사치일 수 있다.

본지와 연결되는 지점

본지가 50일 전 다룬 **AI에게 글쓰기를 맡기면 내 생각이 사라질까**에서 한 개발자가 "AI로 글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오아니오우는 코드는 AI에 맡기되 판단은 자신이 한다고 선 긋는다. 같은 '주체성' 고민인데, 코드는 위임해도 된다는 입장 차이다.

12일 전 **AI로 하드웨어 드라이버 직접 만든다**에선 AI가 '못 하던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오아니오우 경우도 '안 하던 일'을 '하게 된' 케이스다. 차이는 그게 지속 가능한가다. 드라이버는 한 번 만들면 끝. 병렬 에이전트 관리는 매일 계속된다.


한 줄 정리: AI가 구현 비용을 떨어뜨리니 일감이 무한히 늘어나고, 사람만 '관리자'가 돼 지친다. 동시 작업 수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도구에 끌려간다.

이 기사의 출처

이 글은 위 원문과 커뮤니티 반응을 바탕으로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으며, 발행 전 사람이 확인합니다. 사실관계는 원문 링크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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